시카고 하수구 이야기

rollingstone Column

오늘은 하수구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1856년, 엘리스 체스브로우 (Elis Chesbrough)는 유럽의 대도시들을 여행했습니다.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등을 방문했지만, 이상하게도, 엘리스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런던 시계탑 (Big Ben)이나 루브르 박물관 같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여행 내내 그가 관심 있게 본 것은 바로 대도시들의 하수도였습니다.

북미 대륙의 샘물과도 같은 “5대호” (The Great Lakes) 중 하나인, “미시건 호수”의 남서쪽에 위치한 시카고는 미국 중부에서 가장 급속도로 번창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1800년도 중반까지 이 대도시의 가장 화급한 골칫거리는 바로 하수처리였습니다. 지리적으로, 5대호와 그 연안 지역은 바다로 나가는 물길이 없는 평평한 평원지형입니다. 대평원과도 같은 평지 위에 도시를 건설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탁트인 시야와 마음껏 도시를 확장해 갈 수 있는 잇점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평원이라는 장점 이면에는 심각한 단점도 있었습니다. 고인 빗물이 빠져나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이로 인해 비만 오면 도시 곳곳이 진창 천지가 되어버리기가 일쑤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5대호를 이용한 운송이 발달함에 따라 도시는 급팽창 했고, 정신없이 몰려드는 이주민들로 인해, 거리에는 온갖 음식 찌꺼기들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거리 환경 미화원들은 돼지들이었다고 합니다 (돼지들이 음식 찌꺼기를 먹어치우도록 한 것이죠). 그 중에서도 가장 골칫거리는 바로 배설물이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러쉬 스트릿 브릿지” 아래를 흐르는 강은 식용으로 도살한 가축들의 피로 늘 선홍빛이었으며, 거리에는 인분과 사육용 소, 돼지의 분뇨가 풍기는 악취로 걸어다니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수처리 문제는 1854년, 콜레라의 창궐로 인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흘러가지 못하는 하수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점을 찾아내기까지는 하루 50-60여명의 사람이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희생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아침에 온 도시를 뒤덮는 안개는 “죽음의 안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습니다. 물을 통해 전염되는 병의 경로를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엘리스가 유럽 대도시들을 방문하도록 한 이유였습니다.

눈살 찌푸게 하는 지저분한 이야기같지만 쓰레기를 어디에,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몇년 전, 제가 살고 있는 시에서 쓰레기 하치장 이전 문제를 두고 시민들과 설왕설래 하던 끝에, 청문회를 연다는 우편 통보를 받은 적이 기억납니다. 뿐만 아니라, 태평양 어디쯤엔가 천문학적 규모의 쓰레기 섬이 있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인간 생활의 필수가결한 부산물인 쓰레기처럼 우리들의 정신적 생활에 있어서도 이런 쓰레기와 같은 배설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갈등을 겪고 있는 관계나 과로, 질병, 여러가지 걱정거리들로 인한 정신적 활동의 결과는 쓰레기와 같은 감정들을 낳습니다.
문제는, ‘언젠가 해결되겠지…’ ‘적당히 넘어가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상한 감정을 방치하거나 희석시킨 채 놔뒀다가는 낭패를 본다는 사실입니다. 처리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은 차곡차곡 쌓이다가 결국엔 삽시간에 병원체로 돌변해서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공격하거나 병들게 하는 세균 덩어리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감정의 하수구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처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들을 (취미 활동, 만남, 신앙생활 등) 계발하는 것은 “나”라는 도시가 청결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서 필수입니다. 오는 주말에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서라도 나의 감정의 오염 상태를 생각해보고 잘 처리해주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