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고 있는 언어

rollingstone Column

세계적 민간 연구기관인 ‘월드워치’(World Watch Institute) 는 세계 언어 중 50~90% 가량이 금세기 말쯤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언어가 여러 세대에 걸쳐 계승되려면 적어도 10만 명의 사용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유네스코(유엔 교육 과학 문화 기구)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월드워치’가 발표한 위기에 처한 언어들은 그 사용자가 2500명을 밑돈다고 합니다. 보다 심각한 것은 멸종 위기에 처한 언어 외에도 지구 상에 현존하는 언어중 반 이상이 그 사용자가 10만명 미만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시베리아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인 ‘우다헤어’어(語)는 600명, 아마존 정글지역의 ‘아리카푸’어(語)는 6명만이 쓰고 있습니다. 심지어 알래스카지역의 ‘에약’어(語) 를 쓰는 사람은 83세의 ‘마리 스미스’ 라는 여성 1명 뿐이라고 합니다. 언어학자들은 금세기인 2100년까지 3400~6120개의 언어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언어란 원래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왔지만 최근처럼 이렇게 언어의 소멸 속도가 빨라져 가고 있는 이유에 대한 인류학자들의 분석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함으로서 국가와 민족 간에 상호교류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고, 그에 따라 언어 통일에 대한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둘째는, 좀 가슴 아픈 원인인데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인 문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행되어 온 종족분쟁은 “인종청소”라는 극악한 범죄까지 초래하여,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 종족을 아예 없애버리기도 했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에 서는 소수언어를 공식어로 인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언어 소멸을 가속화시켰다고 보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이민자들의 자녀들의 모국어와 영어 사용에 있어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은 자라면서 ‘학교’라는 사회집단에 속하게 됩니다. 그 속에서 또래 친구들과 교류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되는 모국어는 죽어가는 언어가 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우리 개인의 인생 속에서도 ‘언어 멸종 현상’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살기가 팍팍해지면“감사합니다”, “괜찮아요”, “좋습니다”, “얼마든지요” 등과 같은 말들은 점점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혹은, 평소에 많이 못 들어봤기 때문에 잘 말하지 않고 표현하기도 어색한 말, “사랑”, “애정”, “정직”, “기품”, “여유” 등… 이런 단어들이 실은, 주변 사람들은 듣고 싶어 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
말이란 우리가 사용하지 않으면 점차 잊혀져 갑니다. 반면, 우리가 사용할수록 말은 자생력을 갖고 그 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나의 언어 창고 속에서 먼지 덮여가는 말들은 없는지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